천국 새 예루살렘 성곽의 다섯째 기초석인 홍마노는 보통 ‘붉은 줄무늬 마노’라 불리며 영적으로 ‘충성’을 의미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자신이 맡은 것만 해 놓고 손을 뗀다면 충성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맡은 것 이상을 감당할 때에 충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려면 게으름을 피울 수 없고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요.
만일 직장인이 맡은 업무만 감당했다면 충성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업무는 물론 시키지 않은 일까지 마음 쓰며 성실하게 해낼 때에 충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충성은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마음과 뜻, 그리고 정성과 목숨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충성이 교회는 물론, 직장이나 가정 등 모든 분야에서 이뤄질 때에 온 집에 충성한 것이 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적 충성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로운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고 교회가 부흥하며 직장이 번창하고 가족이 행복하기 원하는 마음 등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공동체가 잘되기 바라는 마음이 의로운 마음입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이 있을 때에 충성하는 행함이 나옵니다. 의로운 마음 위에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영혼 구원과 교회를 위해 충성합니다. 특별한 사명이 없어도 자신이 쉴 수 있는 시간까지 할애하여 열심히 영혼을 돌아봅니다.
나아가 온 집에 충성하기 위해서는 선한 마음을 더해야 합니다. 마음이 선한 사람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습니다. ‘나는 A모임의 리더니까 B모임에 못 가도 이해해 주겠지.’ 하지 않습니다. B모임에도 소홀해서는 안 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설령 모임에 가지 못한다 해도 일원으로서의 도리를 다합니다.
이는 마음에 쌓인 선의 분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선이 적으면 자신이 소홀한 분야가 마음에 걸리지도 않습니다. 혹 걸린다 해도 지나쳐 버리지요. 반면 선한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선인 줄 아는데 행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지요. 선한 행함을 보여야만 마음이 평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직장과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유나 핑계를 대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돌아봅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도 진실한 향을 느끼고 마음을 함께하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선한 마음으로 온 집에 충성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대면하여 말씀하실 정도로 인정과 보장을 받은 선지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고충은 뒤로하고 오직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을 이루기 위해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놀라운 기사와 표적을 수없이 체험하고도 조금만 어려움을 만나면 불평하고 불순종했지만 모세는 끝까지 믿음과 사랑으로 인도하였습니다. 백성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께서 진노하실 때에도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를 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자기 이름을 지워 버려 달라 했지요(출 32:31~32). 생명을 걸고 백성을 위해 금식하며 넘치게 충성하니, 하나님께서는 모세에 대해 “그는 나의 온 집에 충성됨이라” 말씀하시며 인정하고 보장하신 것입니다(민 12:7).
또한 홍마노가 의미하는 충성이란 요한계시록 2:10에 기록된 대로 ‘죽도록 충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곧 정성과 시간과 물질을 아끼지 않고 생명 다해 사명 이상을 감당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는 하나님을 첫째로 사랑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모세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마음과 뜻, 정성을 다하고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충성된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홍마노의 빛깔로 나타내셨습니다.

“다섯째는 홍마노요 여섯째는 홍보석이요 일곱째는 황옥이요 여덟째는 녹옥이요 아홉째는 담황옥이요 열째는 비취옥이요 열한째는 청옥이요 열두째는 자정이라”(요한계시록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