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새 예루살렘 성곽의 열 번째 기초석인 비취옥은 반투명의 청록색 빛이 납니다. 옛날 우리나라 여인들이 귀히 여기던 보석 중에 하나로서 정숙함과 정결을 상징하지요.
비취옥은 영적으로 ‘절제’를 의미합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모든 것이 풍성하면 좋겠지만 질서를 따라 아름답게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제가 있어야 합니다. 절제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의 하나로서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주 안에서는 무엇을 하든지 진리로 분별하고 매사에 절제하면서 성령의 소욕을 좇아야 합니다. 성령의 음성을 밝히 듣고 행하면 절제해야 할 때 절제할 수 있으므로 만사형통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일이 어그러지고 여러 어려움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절제의 열매는 중요하며 온전함을 이루는 데에 꼭 필요합니다. 성령의 처음 열매는 사랑이고 마지막 열매가 절제입니다(갈 5:22~23). 사랑의 열매가 있는 만큼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의 열매를 맺으며 이 모든 것은 절제를 통해 온전해집니다.
절제는 인체에 비유하면 항문에 해당합니다. 만일 항문이 수축 기능을 잃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배설이 조절되지 않으니 더럽고 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절제하지 못하면 모든 것에 온전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절제하는 힘이 없으면 자신의 삶을 어지럽게 만들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하지요. 그래서 절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사람이 영적으로 절제하지 못하므로 비진리 가운데 살아가며 시험 환난을 당하고 하나님의 사랑도 받지 못합니다. 육적으로도 절제하지 못하면 마음대로 먹고 마시며 무질서하지요.

절제의 능력이 있는 사람은 모든 일을 기분 내키는 대로 하지 않고 질서를 좇아 합니다. 나서야 할 때와 가만히 있어야 할 때,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분별하지요. 일을 할 때에도 어느 선까지가 자신의 위치에 맞는지, 남의 입장은 물론 주변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합니다. 자기 생각에 아무리 좋아 보이는 일이라 해도 결코 분수에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질서가 깨질 리 없고 주변과도 조화를 이루며 화평할 수 있지요.

세례 요한은 자신이 이 땅에 온 목적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세상과 구별되게 살았습니다. 홀로 광야에서 기도와 말씀으로 무장했으며, 음식도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습니다. 절제된 삶으로써 주의 길을 예비하는 자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보다 큰 이가 일어남이 없도다”(마 11: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하여 ‘나도 절제된 삶을 살기 위해 깊은 산 속이나 외딴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말씀을 오해한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 마음을 절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육신의 정욕을 철저히 절제하고 오직 성령의 소욕을 좇아야 하지요. 절제로써 때에 따라 마음의 강약을 조절하여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쁨도 절제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내 마음이 기쁘다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기쁨을 다 표현하면 오히려 덕이 안 되는 경우가 있지요. 절제의 열매가 맺힌 사람은 진리의 말이라도 즉흥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때에 맞추어 합니다. 바로 이런 절제의 마음이 ‘비취옥’의 빛깔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홍마노요 여섯째는 홍보석이요 일곱째는 황옥이요 여덟째는 녹옥이요 아홉째는 담황옥이요 열째는 비취옥이요 열한째는 청옥이요 열두째는 자정이라”(요한계시록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