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새 예루살렘 성곽에 있는 열두 번째 기초석은 자정입니다. 자정은 일반적으로 자수정이라고 불리며, 보랏빛을 내는 투명한 보석이지요. 자정이 상징하는 영의 마음은 바로 ‘온유’입니다.

사전에서는 온유에 대하여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움’이라 정의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여기시는 온유함은 단지 성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개 성품이 온유한 사람은 반대의 성품을 가진 사람을 불편하게 여깁니다. 외향적이고 강한 사람을 경계하거나 가까이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온유한 사람은 어떤 성품의 사람이라도 넉넉히 포용합니다. 이것이 육적 온유와 영적 온유의 차이 중 하나입니다.
영적으로 온유한 마음은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큰마음입니다. 솜털같이 포근하고 부드러워 많은 사람이 깃들여 쉴 수 있는 따뜻한 품과 같은 마음이지요. 또한 매사에 모든 것을 선으로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 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졌다 해도 마음에 간직하고만 있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덕을 겸비하여 적절한 때를 좇아 상대를 깨우치며 선과 사랑의 행함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을 얻고 따뜻함을 느끼며, 마음의 쉼을 얻는 것이 바로 덕을 끼치는 것입니다.

진정 온유한 사람은 누구도 선입관이나 편견을 가지고 대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한 사람도, 걸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상대도 이런 마음을 느끼므로 그에게 포근히 안겨 쉼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온유한 사람을 “아름답다” 하십니다.
세상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합니다. 물질이나 명예, 권세를 이용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런 것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잠시 함께하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떠납니다.
반면 영적으로 온유한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깃듭니다. 스스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와 그 안에 머물기 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평안을 느끼고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곧 영적 권세가 됩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을 얻는 복을 마태복음 5:5에서는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고 표현했습니다. 땅 곧 흙으로 지어진 사람의 마음을 많이 얻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영원히 사는 천국에서 넓은 땅을 상급으로 받는다는 의미도 됩니다. 많은 영혼을 품어 진리로 인도했으니 상급도 그만큼 큰 것입니다.

민수기 12:3에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더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모는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자녀라도 버리지 않는 것처럼, 모세는 죄로 인해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백성을 끝까지 품고 대신 용서를 구하며 인도했지요(출 32:31~32). 영혼을 갈무리하는 사명은 물론, 어떤 사명이라도 온유한 마음으로 감당하면 아무런 거칠 것이 없습니다.
저마다 다른 환경과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때론 의견이 부딪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온유한 사람은 크고 넓은 마음으로 상대를 품을 수 있습니다. 제각기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만, 나를 비우고 다른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온유한 마음이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것입니다.

“다섯째는 홍마노요 여섯째는 홍보석이요 일곱째는 황옥이요 여덟째는 녹옥이요 아홉째는 담황옥이요 열째는 비취옥이요 열한째는 청옥이요 열두째는 자정이라”(요한계시록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