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이란, 제 몸을 굽히지 않고 스스로 높이는 마음을 뜻합니다. 자존심이 있으면 누군가 지적할 때 무시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고 괴롭습니다. 또 상대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도 못하고 상대가 내미는 손마저 뿌리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존심을 버림으로써 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자존심을 버리고 그분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여 도움 받기를 원하십니다.

이스라엘의 다윗왕은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겸손했기에 이 땅에서는 물론 천국에서도 큰 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윗은 블레셋 최고의 용사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이스라엘의 영웅이 되어 백전백승하였습니다. 그러자 시기심에 사로잡힌 사울왕은 국가 기관을 총동원하여 다윗을 죽이려 하였지요. 사무엘상 21장을 보면, 다윗은 얼마나 다급하고 절박했던지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도망을 칩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의 적국이며 ‘가드’라는 성읍은 다윗이 죽인 골리앗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아기스왕의 신하들은 자기 나라 최고의 전사를 죽이고 병사들을 수없이 죽인 다윗을 당장에 처치하라고 권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 챈 다윗은 블레셋 사람들 앞에서 미친 척하고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질질 흘리기까지 합니다. 아기스왕은 다윗의 이런 행동을 보고 “어찌하여 그를 내게로 데려왔느냐, 이자가 어찌 내 집에 들어오겠느냐” 하며 쫓아냈습니다.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윗은 자존심을 버림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훗날 다윗은 왕이 되어 블레셋을 완전히 굴복시켜 조공을 바치게 했고, 견고한 통일왕국을 이룩하였습니다. 만일 다윗이 자존심을 내세우다 죽었다면 얼마나 헛된 삶입니까.

반면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낭패를 본 인물이 있습니다. 남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남유다는 두 차례에 걸쳐 강대국 바벨론의 침략을 받아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었습니다.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똑똑한 귀인들은 다 바벨론으로 잡혀 가고, 평범하고 힘없는 백성들만 남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시드기야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게 한 번 소환을 당해 국정을 보고하고 조공을 바치고 돌아온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애굽 왕 바로와 비밀리에 동맹관계를 맺고 내통하다가 바벨론을 배반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예레미야 선지자가 바벨론에 항복하라고 하나님의 뜻을 전하지만, 시드기야는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며 오히려 선지자를 감옥에 가둬 버립니다. 아무 힘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내세우다가 결국 바벨론에게 세 번째 침략을 당합니다. 예루살렘 성은 바벨론에 무려 1년 7개월간 포위되어 보급 물자들이 완전히 끊기고, 식량도 떨어져 사람들은 굶어 죽어 갔습니다. 게다가 바벨론 군대가 성벽을 뚫고 들어와 시드기야와 군사들은 한밤중에 도망치다 붙잡히고 말지요.
결국 예루살렘 성전은 불탔고 완전히 함락되었습니다. 바벨론 왕은 배반한 시드기야 목전에서 그의 아들들을 죽이고, 시드기야의 두 눈을 빼버리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고 가 죽는 날까지 옥에 가두었습니다.
남유다 왕 시드기야는 끝까지 자존심을 굽히지 않음으로 자신뿐 아니라 나라가 망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반면교사 삼아 내 안에 있는 자존심, 섬김 받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에 겸허히 순복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마태복음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