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간 때에 그의 나이 75세였지만, 정작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삭을 얻은 것은 그로부터 25년이나 지난 100세 때의 일입니다. 이처럼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목적을 이룰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하나님 나라와 의를 이루는 데 지혜롭게 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범사에 풍성하고 온전한 열매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기한과 목적, 때를 잘 맞추어야 합니다.
혹자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감당할 수 없어서 믿지 않는 가족들에게 하나님 말씀이나 간증을 끊임없이 들려줍니다. 이렇게 해서 은혜를 끼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직 상대의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가장 합당한 때를 분별하여 행해야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고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범사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그 목적이 달성되도록 지혜롭게, 때를 맞추어 행해야 합니다. 기도회라든가, 교회 모임이라든가, 대화하고 전달하는 방법 등 모든 것들이 성령의 주관 속에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알맞은 때에 행해져야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자기 열심만 가지고 무분별하게 행한다면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못하지요.
그렇다고 해서 너무 절제하거나 조심하다가 도무지 복음을 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성령의 주관을 받으면 육신의 생각을 동원하지 말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해야 하고, 이렇게 순종할 때 성령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둘째, 인내가 필요합니다.
성경이나 세계사, 또는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기한에 맞게 목적한 바를 추진하고자 했으나 지혜롭게 행치 못하므로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상처를 입기도 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 중종 때에 조광조는 성품이 강직하고 청렴결백했지만 지혜가 부족했기에 뜻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그는 사림파의 대표로서 나라와 임금을 위한 뜨거운 사랑을 가지고 왕도정치를 실현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반대파를 무조건 배척하므로 크게 원한을 샀습니다. 결국 반대파의 모함으로 유배되었다가 사약을 받고 죽음에 이르렀지요. 옳고 좋은 일이라 해서 너무 급진적으로 밀고 나갔다가 오히려 위협을 느낀 반대 세력에 의해 실패로 끝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으니 아무 때든지 붙잡혀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 될 것 같았지만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고 기사와 표적을 보여 주심으로 믿음을 심어 주시고 제자들을 기르시는 등 모든 일을 다 이루어 놓으시고 때가 이르러 십자가를 지셨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도 하나님의 역사는 중단 없이 나타났고, 오히려 더 크게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고, 적절한 방법론이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하며 절제하지 못하면 그만큼 어려움을 만나고 분별이 흐려져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자기 마음에 맞추어 선한 일을 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잘 분별해서 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돕고 구제하는 일은 선한 일이지만, 그렇다 해서 무분별하게 돕고 구제하는 것은 옳지 않지요. 몸이 건강한데도 게을러서 일하기 싫어하고 집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는 사람을 구제한다면 그를 진정으로 돕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구제가 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천하에 범사가 기한과 목적과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 항상 성령 안에서 기한과 목적과 때를 맞추어 지혜롭게 행하시기 바랍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전도서 3:1)